산만해진 대한민국…ADHD 환자 4년새 2배

입력 2023-03-02 18:03   수정 2023-03-10 19:20

차분히 앉아 있지 못하고 산만한 데다 충동적 성향까지 보이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환자가 최근 4년 사이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아동·청소년 환자가 대다수지만 최근 들어 20대 여성 환자가 크게 늘었다. 의료계에선 ADHD 질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진단이 늘어난 것을 환자 증가 요인으로 꼽았다.
10대 100명 중 1명꼴로 겪어
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활용해 ADHD 진료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7년 5만3056명이던 국내 ADHD 환자는 2021년 10만2322명으로 92.9% 폭증했다. 환자 증가세는 여성(182.8%)이 남성(70.4%)보다 가팔랐다.

2021년 환자를 연령대별로 분석해 보니 10대가 41.3%로 가장 많았고, 9세 이하가 23.8%, 20대가 21.6%로 그 뒤를 이었다. 인구 10만 명당 진료인원으로 봐도 10대가 918명으로 가장 많았다. 10대 100명 중 1명꼴로 ADHD를 의심해 병원을 찾은 셈이다. 9세 이하는 648명으로 그다음이었고 20대 324명, 30대 137명 순이었다.

남성은 저연령대 환자가 많았는데, 10만 명당 진료인원은 9세 이하의 경우 남아가 여아의 3.8배에 달했고 10대는 3.2배였다. 여성 환자 중에서는 20대가 32.7%로 가장 많아, 10대가 45.3%로 최다인 남성과 대조됐다.

ADHD의 건강보험 총 진료비는 2021년 870억원으로 2017년보다 129.5% 늘었다. 1인당 연간 진료비 역시 2017년 71만4000원에서 2021년 85만원으로 19% 증가했다.

안재은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ADHD는 보통 초등학교 입학 후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며 “고학년이 돼 학업과 또래 관계에서 어려움을 보이자 진료를 시작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했다.
“코로나로 진단 증가 추세”
ADHD는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는 신경발달질환이다. 집중의 어려움과 충동성이 특징이다. 과잉 행동과 충동성, 주의력 결핍, 감정 조절 및 대인 관계의 어려움, 학습 및 수행능력 저하 등이 동반된다.

발병 과정에서 다양한 유전 및 환경적 요인이 관여한다. 김효원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뇌의 집중과 충동을 조절하는 영역, 즉 전두엽 쪽 발달이 미숙해 발생하는 것”이라며 “수년간 약물치료를 통해 전두엽 발달 속도를 끌어올리면 완치도 가능하다”고 했다.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가정에서 아이를 주의 깊게 관찰하는 시간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ADHD를 의심하고 병원을 찾는 일이 많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평소 실수가 잦고 건망증이 심해 어려움을 겪던 성인이 ADHD를 의심해 내원하는 경우도 많아졌다”며 “과거에 비해 ADHD에 대한 인식이 대중화하면서 사회적 관심이 늘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ADHD 환자의 60% 이상이 성인이 돼서도 여전히 증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학교 및 직장 생활, 대인 관계, 재정 관리 등 삶의 여러 영역에서 어려움을 겪고 나아가 사회 문제로까지 커질 수 있다는 게 의료계 지적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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